최양일 "배우에게 필요한건 국적이 아니라 재능"(인터뷰)

부산=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0.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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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기자 honggga@


최양일 감독은 '피와뼈' '수'로 한국관객에게 잘 알려져 있는 감독이다. 2005년 '피와 뼈'는 일본 아카데미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휩쓸었고 2006년 미국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 일본 대표로 결정되기도 했다.

최양일 감독의 작품은 '폭력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폭력의 정점을 향하다보면 그 시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번에 시대극을 한 편 만들고 있다. 닌자가 주인공인 사극이다. 과연 어떤 하드보일드 액션을 선보일 것인가.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7일 오후 부산 해운드 그래드호텔에서 최양일 감독을 만났다.


-현재 진행중인 작품 '카무이 외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카무이 외전'은 영화 인생 중 최초로 찍는 사극이다. 일본 훗카이도의 이누이 민족들은 독특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 소수민족의 언어로 '카무이'는 신이라는 뜻이다. 영화 속 카무이는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어떤 내용인가?


▶가난한 계층 출신인 주인공 '카무이'가 닌자의 길을 걷는 이야기다. 그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닌자의 길을 택했지만, 자기의 의사에 반해 사람을 죽인 다는 것에 환멸을 느끼고 도망치고 다른 닌자들에게 쫓기게 된다.

-'피와 뼈' '수'에서는 하드보일드한 액션을 느낄 수 있었다. '카무이 외전'은 어떤가?

▶세 작품 모두 인간의 고독함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카무이 외전'은 냉소적인 카무이가 도망생활을 하면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된다. 하지만 결말상으로는 희망이 파괴된다.

사실 '피와 뼈' '수'는 현대극으로 사람 몸이 부딪치는 느낌이라면 '카무이 외전'은 보는 사람이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최양일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엔터테이너적 느낌을 기대해도 좋다.

-굳이 사극이란 장르를 택한 이유가 있나?

▶'카무이 외전'은 제목처럼 원래 본전이 있는 것이다. 원작은 300년 전에 민중과 권력자의 투쟁을 그리는 긴 작품이다. 이 작가가 작품을 그렸던 1945년은 계급 의식을 환기해줬던 부분이 있었다. 당시 그 생각은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또 사극은 좀 더 자유롭게 작품을 표현할 수 도 있다. 다만 비장의 무술이나 날아다니는 등의 액션은 쉽지 않았다.

-'카무이 외전'에는 한국인 배우 이하성이 출연한다. 굳이 한국배우를 고집한 이유가 있나?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배우의 국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카무이 외전'에는 한국 배우 1명, 중국 배우 2명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캐릭터가 일본에 없다면 어디서든 찾아야하지 않겠나?

-제13회 PIFF에는 'ABC, 단편영화'의 '식탁은 지금'을 연출했다. 기존의 작품과 다른 느낌이다.

▶이 작품은 '수'를 찍은 후 '카무이 외전'을 준비하면 찍었던 단편이다. 이 작품은 내 안에 있던 날카로운 부분이 아니라 느슨한 부분이 표출된 작품이다. 다음에는 부르주아이면서 문인이고 정치인인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려 한다. 실제 현존하는 인물이다. 그들이 먹고 있는 것을 주제로 해서 작은 이야기를 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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