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야구에서 과연 불문율은 어디까지 적용돼야 하는가. 두텁지 못한 선수층으로 인해, 필승조와 추격조의 실력 차이가 큰 편인 KBO 리그. 그렇다면 도대체 몇 점 차이가 나야 안심할 수 있을까.
지난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전.
KIA가 11-5로 앞선 상황에서 7회말 공격에 돌입했다. KIA는 1사 만루에서 롯데 불펜 자원인 이민석의 폭투를 틈타, 1점을 추가했다. 계속해서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후속 카스트로가 우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16-5가 됐다. 11점 차.
카스트로에게 홈런을 맞자마자 롯데 벤치는 대거 선수를 바꿨다. 레이예스, 한동희, 고승민, 장두성, 박건우를 빼는 대신 노진혁, 김동혁, 정대선, 이호준, 박재엽을 투입한 것. 사실상 수건을 던진 것과 다름없는 교체였다.
그러자 KIA는 8회초 수비를 앞두고 김도영과 카스트로, 김태군, 이호연을 빼는 대신 오선우, 김민규, 주효상, 정현창을 넣었다. 거의 승리를 확정한 상황에서만 할 수 있는 체력 안배를 위한 교체 카드였다.
그런데 8회초 롯데 공격에서 상황이 급변했다. 선두타자 윤동희의 홈런, 2사 만루에서 박승욱의 2타점 적시타, 후속 박재엽의 좌월 적시 2루타, 다음 타자 이호준의 2타점 좌익수 방면 적시타를 묶어 대거 6득점을 올린 것이다.
16-5, 11점 차였던 경기가 순식간에 16-11, 5점 차로 좁혀졌다. 5점 차. 요즘 야구에서는 충분히 한 이닝에 뒤집을 수 있는 점수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기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불문율을 지키려다가 역전패당하는 참사를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8회 11점 차 상황에서 도루 금지 등의 불문율은 적용이 되는 걸까.
이에 관해 KIA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27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8회에는 충분히 적용된다"면서 "전날의 경우, 롯데에서 먼저 1루수를 뒤로 빼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후반에는 계속 (1루수를 1루 베이스에) 위치를 시켰던 것"이라 말했다.
이어 "또 (롯데가) 5점 차로 따라붙었을 때는, (우리도) 1루수를 1루 베이스에 붙이는 게 당연하다"면서 "현재 상황으로는 7회 10점 정도 차이에서 지고 있는 팀이 뒤쪽으로 수비를 뺐을 때, 그런 것(불문율)을 적용해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그런(8회 11점 차) 상황에는 당연히 안 뛴다. 9회 6점 차 정도에는 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9회) 5점 차라도 웬만해서는 이기고 있는 팀이나 지고 있는 팀이나 감독들이 (작전) 시도를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단기전은 모른다. 단기전은 그런 거(불문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